용인송담대학교 건축소방설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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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후, 한국은 없다

작성자 서병택 작성일 2021-04-21
조회수 62회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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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 지음
3년후, 한국은 없다
 : 총체적 난국에 빠진 대한민국 민낯 보고서
㈜북이십일 21세기북스
1판1쇄 발행 2016. 1. 27. 1판2쇄 발행 2016. 2. 5.


어떤 국가나 민족도 이제까지 해오던 관성과 핏속에 면면히 흐르는 민족적 기질로부터 자유롭기가 쉽지 않으며, 미래를 위해 현재의 불편함을 감내하기는 더욱더 쉽지 않다.

인간은 본래 편안함을 원한다. 설령 미래의 큰 이익을 약속해주는 일이라 하더라도 현재의 불편함을 참아내려 하지 않는다. 또한 이익은 내가 즐기고 비용은 타인들이 지불하는 무임승차를 선호한다.

1997년에서 2014년 사이에 GDP의 연평균 증가율은 4.53%인 데 반해서 국가채무의 연평균 증가율은 13.12%(1998년 증가분을 제외하면 11.86%)다. (…) 한마디로 국가의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소득 증가율을 크게 앞질러온 것이다.

넓은 의미의 부채인 국가부채(국가채무+4대연금의 잠재부채)는 2014년에 1,212조 7,000억 원이다. 같은 해에 좁은 의미의 부채인 국가채무는 525조 원에 불과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
전자(국가부채)에 주목하면 부채 관리에 위기감을 느끼겠지만, 후자(국가채무)에 매달리면 “아직 우리는 국가채무를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라는 답이 나오게 된다.
국가부채는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2014년 국가부채 1,212조 원 가운데 공무원연금 충당부채는 523.8조 원, 국인연금 충당부채는 119.8조 원으로 총 643.6조 원이 포함되어 있다.

파티의 판을 뒤엎을 수밖에 없는 외압이 오기 전까지 대한민국 국가부채의 오름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의 고정관념을 크게 뒤흔들 정도의 획기적인 구조 개혁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3%대 성장률을 회복하기는 힘겨울 것이다. 성장률 회복을 위해 통념을 깨는 노력이 필수지만 사회 전체가 이를 수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냥 예산에 잡힌 돈은 일단 써버려야 하는 대상일 뿐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가 벌어들인 돈을 낭비하는 일이 일상화되어 있다면 언젠가는 낭비가 부메랑이 되어 우리를 공격할 것이다.

한국은 이미 험한 길을 가본 사람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로부터 배우지 못했다. 앞서 간 사람들의 고통을 뻔히 보면서도 한국이 저성장의 덫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이는 필연적으로 무지의 소산이자 용기 부족의 결과물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우리 정부가 얼마나 현명하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점이 수출 경쟁력 유지에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나라의 지도자와 정책 당국자들은 국제 경재의 흐름과 국제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볼 수 있어야 한다.

한국 사회의 고비용 구조를 해결하는 노력 없이 이제까지 해왔던 제도와 관행을 고집하는 한 원가 경쟁력 면에서 한국의 제조업은 어려움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세계 자동차 업체 가운데 한국 업체의 임금은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으며, 국내 자동차 업체들(A사, B사)은 매년 높은 임금 상승으로 매출액 대비 임금 비중이 제조업체 한계인 10%를 넘어섰다.

한국 사회는 ‘수출 경쟁력’이라 하면 기업이나 기업주의 문제일 뿐 자신과는 별반 관련이 없는 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앞으로도 이처럼 나의 이익과 기업의 이익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한국의 수출 기업들은 환율이라는 가격뿐만 아니라 기술 및 원가 경쟁력 면에서도 지금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저 출산 현상이 심각한 문제라는 데 다수가 동의할지라도 한국 사회는 이를 반전시킬 수 있는 대책을 실행에 옮기기 쉽지 않을 것이다.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일은 한국 사회의 구조 개혁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던 스파르타의 몰락이 저 출산 문제에서 비롯되었음은 현대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역사상 저출산 문제로 인한 국가의 쇠퇴 사례로는 단연코 스파르타를 들 수 있다.

스파르타의 여성들은 탄탄한 경제력을 쥐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웃 아테네에선 여성들에게 재산권이나 상속권이 인정되지 않았던 반면에, 스파르타의 여성들에게는 남자와 동등한 권리가 허용되었다.

경제력과 시간적인 여유를 가진 스파르타 여성들은 아이들을 출산해서 키우는 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기를 원하지 않았다. 스파르타의 저 출산 문제를 연구해온 경제학자들은 인센티브를 중심으로 스파르타의 출산 하락을 분석했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정부가 저 출산 대책에 쏟아 부은 돈이 무려 118조 원이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아직도 각종 보조금을 더 많이 신설해서 출산율을 올리자고 주장하는 전문가나 정책가들이 있지만, 이는 저 출산 현상이 단순히 보조금 지불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임을 간과한 주장들이다.

줄리언 L. 사이먼은 명목소득 증가가 이루어지더라도 아이를 키우는 데 소비되는 비용이 계속 증가하기 때문에 실질(가처분)소득의 크기와 증가 폭이 출산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힌다.

새로운 일자리가 원활하게 만들어질 수 없는 구조 하에서 젊은이들이 가정을 갖고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환경은 점점 더 힘들어질 것이다. 여기에 엄청난 주거비 부담이 결혼 자체를 어렵게 만들어 아예 결혼을 늦추는 문제도 출산율 저하에 힘을 더하고 있다.

한국 사회는 신생아 수의 감소에 따라 사회가 어떤 마이너스 효과를 경험하는지 앞으로 충분히 목격하게 될 것이다. 또한 그 비용이 역동성의 상실과 관련 분야의 구조조정 등으로 이어지는 것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기꺼이 받아들여야 할 사실은 저 출산 문제는 우리 사회의 구조 개혁을 통한 성장률의 제고, 젊은 부부를 위한 주거비 경감, 노동시장의 유연성, 경쟁력 있는 교육제도와 맞물릴 때에만 가능한 일이라는 점이다.

한 사회의 고령화 정도는 정확하게 전망할 수 있는 미래의 변수 가운데 하나다. 빠르게 늙어가는 한국 사회는 재정적으로 큰 부담을 안게 될 것이며, 자원 배분 문제를 두고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경험할 것이다.

결국 고령화 문제의 핵심은 “나이 든 세대의 연금을 지탱할 사회보장 시스템 자체를 유지하기 힘들어지게 된다”는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규제를 줄여가는 속도보다 늘어나는 속도가 커지면서 민간의 활동은 위축될 것이다. 성역화된 규제에 대한 개혁은 비상한 각오와 절박한 심정으로 임하지 않는 한 쉽지 않을 것이다.

일단 제도가 만들어지고 나면 환경의 변화에 따라 그 제도가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인 것으로 판명되더라도 오랫동안 존속되게 한다. 왜냐하면 초기에 만들어진 제도를 둘러싸고 각종 이익 단체들이 포진하기 때문이다.

매년 신설 규제로 심의 대상에 오르는 것이 1,200건 정도나 된다. 한쪽에는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또 한쪽에서는 1,200건 정도 새로운 규제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모든 산에 적용 가능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개발 가능한 산지를 적극적으로 개발해서 부가가치를 발생시키는 곳으로 만드는 일은 단순히 몇 가지 규제를 푸는 수준이 아니라 발상의 전환에 바탕을 둔 규제 혁파가 있어야 가능하다.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일은 생경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당연히 익숙해지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은 할 수 없다” 혹은 “이것만 허용 된다”는 그런 규제의 기본을 깊이 생각하고 이런 기본에 대해 과감히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가 저성장의 늪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규제가 공직자들 활동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정부의 규모를 줄여나가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한 규제는 한 여름의 잡초처럼 이곳을 없애면 저곳에서 생겨나고, 저곳을 없애면 이곳에서 생겨나게 될 것이다.

시대 변화에 맞추어 교육도 변해야 한다. 교육이 고객을 위한 교육으로 거듭나지 않는 한 우리 교육은 사회의 조력자가 되기보다는 걸림돌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우리가 훌륭한 교육에 깊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교육 시스템이 개인의 경쟁력은 물론이고, 한 사회의 출산율과 노후 준비 및 내수 침체 그리고 사회 전체의 생산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나는 공무원 숫자가 불필요하게 많다는 생각이다. 그러다 보니 공무원들은 뭔가 일을 해야 하니까 규제하고 간섭할 대상을 찾을 수밖에 없다.

어떤 기업이나 나라가 잘 나갈 때는 영광의 시간이 오랫동안 지속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역사는 계속해서 개선, 혁신, 창조의 결실을 거두지 못한 기업이나 국가는 어느새 멀리 뒤처져버린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앞으로 구조조정을 통해 사회의 모든 부분에 유연성을 불어넣는 것이 살 길이라는 공식을 한국 사회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한국은 일본이 걸었던 것과 거의 유사한 길을 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구조조정을 연구한 다수의 연구자들은 부실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금융 지원이 생산성 하락, 경제의 역동성 저해, 자금 낭비 등 일본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지적한다.

경제의 활력을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과감하고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 그러나 이런 진리가 우리 사회에 적용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말만 앞세우는 구조조정은 이제껏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단골 메뉴가 될 것이다.

민간 기업이건 공적 기관이건 간에 쓸데없는 곳에 철철 낭비되고 있는 현상들이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특히 효율성과 생산성이 떨어지는 조직이나 기관을 제거하는 일에 우리 사회는 너무 무능한데, 이는 정치 논리가 압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가까운 장래에 해결될 기미는 없어 보인다.

공적 영역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 근본적인 해결책은 공적영역을 축소해나가는 일이다. 공적 영역의 축소에 대한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과 이를 실천에 옮기려는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자원의 낭비는 계속될 것이다.
이는 한국 경제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데 일조할 것이다.

한국이 제정 위기를 경험하는 고약한 상황이 발생하기 이전까지 공적 영역은 꾸준히 확대될 것이며, 실질적인 개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저성장이 심화된다면 부분적인 원인 가운데 하나는 공공부문의 성장과 이로 인한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 때문인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정치인과 정치 세력은 민심을 대행하는 에이전트이다. 그들은 당대 사람들이 공유하는 시대정신을 충실히 반영하는 정책과 제도를 만든다. 한데 우리 사회의 시대정신은 내가 나라를 위해 어떻게 가치 있는 기여를 해야 하는가보다는, 나라가 나에게 무언가를 더 해주어야 한다는 쪽으로만 흘러가고 있다.

우리 교육은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훈련하는 데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 ‘시험 잘 치르기’에만 특화된 사람들을 배출할 뿐, 옳고 그름에 바탕을 두고 사회 현상을 바라보도록 교육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곧 우리가 자신의 이익이 관련되지 않은 이슈에 관해서는 합리와 이성, 논리보다는 위기와 유행, 감정, 원시 본능(공동생산과 공동분배에 우호적인 인류 조상들의 뿌리 깊은 선호)에 휘둘릴 가능성이 있음을 뜻한다.

실업급여 제도만 해도 애초에 선의에서 출발하였으나 주위를 둘러보면 부정 수급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그들은 나랏돈 빼먹는 일에 양심 운운하지 않는다. 합법적으로 약탈하지 못하는 사람을 바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오히려 더 많아지고 있다.

과거에 스웨덴 사람들이 100만큼 일했다면, 소득을 왕창 떼어가는 체제하에서는 70~80밖에 일하지 않았다. 지금 한창 어려움을 겪는 그리스는 50밖에 일하지 않았다.

한국에 저성장 시대가 고착화되고 격차가 확대되면 사람들은 시장 친화적 개혁을 통한 사회문제의 해결보다는 당장에 효과를 낼 수 있을 듯한 정치적 해결 혹은 사회적 해결에 더 큰 비중을 두게 될 것이다.

기술 변화 추세와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을 미루어볼 때, 빈부격차가 해소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우리 사회는 경쟁이나 변화에 뒤쳐진 사람들을 위해 더 많은 자원을 동원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에 따라 재정 수요는 계속 늘어나게 될 것이다.

한국은 상위 10%가 자산의 66.4%를, 그리고 하위 50%가 자산의 2%를 소유하고 있으며, 점점 그 격차는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미국의 경우는 상위 10%가 자산의 76.3%를, 영국은 78.5%를, 그리고 프랑스는 62.4%를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모든 소득 불평등 정도는 악화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

한국이 구조적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낸다면 결국 시스템의 비효율은 누적되어 터질 것이다. 재정 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상태에서 맞는 경제 위기는 한국인에게 이제껏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극심한 고통을 안겨줄 것이다.

개발 연대 초기에 냉전 체제가 지속되지 않았다면, 중국이 대약진운동과 문화혁명의 후유증으로 시달리지 않았다면 과연 한국은 눈부신 성장을 이룰 수 있었을까.
이제 한국은 과거와 아주 다른 환경, 즉 경쟁력 있는 초거대 국가의 부상이라는 새로운 과제 앞에서 험난한 행보를 계속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과 중국, 일본과 같은 주변국들은 1991년 9월 남북한이 유엔에 공동 가입했기 때문에 국제법상 대한민국과 북한을 독립된 주권국가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들은 붕괴된 북한 영토를 대한민국의 관할권이 아니라 국제법상 지배권역이 되어야 한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한국 정치는 대단히 분열적이며 국민의 뜻을 모으는 데 익숙지 않다. 이런 정치 지형도 탓에 한국 사회가 적시에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는 데 정치는 사사건건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흥선대원군의 10년 세도가 끝나던 시점이 1873년이다. 세상은 정신없이 앞을 향해 질주하는데, 조선은 청나라를 종주국 삼아 곳곳에 서양 오랑캐를 배척하는 척양비를 세우고 있었다. 이처럼 무지몽매했던 사람들 때문에 조선은 근대화에 뒤처지고 말았다.

한국의 정치 풍토는 대단히 분파적이고 분당적이며 지역적인 색채가 강하다. (…) 우리 스스로 인정하기 힘들지도 모르지만 그 뿌리는 조선조의 사색당쟁을 예로 들어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다.
계파의 이익을 위해 궐기하듯이 일어섰고, 한 계파가 권력을 획득하는 데 성공하면 눈엣가시와 같은 상대 계파는 안중에도 없었다. 반드시 요절을 내서 완전히 제거해야 후일을 도모할 수 있는 상황이 조선조 정치판의 특성이었다.

대한민국의 국익이 크게 신장되었다고는 하나, 여러 분야 중 가장 낙후된 분야가 정치다. (…) 국익을 위해 신선한 아이디어나 파격적인 제안이 나오기 힘든 구조다.

한국에서는 국회의원들이 직접 발의하는 의원입법이나 행정부의 요구를 대행해주는 행정입법들 대부분이 반시장적인 성향을 보인다. 특정 집단이나 단체, 지역에 특별한 권리나 이익을 분배해주는 일들이 자주 법의 이름으로 포장되곤 한다.

국민들의 의식 수준을 보면 거시적으로 나랏일을 하는 사람보다는 지역구에 한 푼이라도 더 보태는 사람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게 마련이다.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잠시 동안 어떤 민족이 자신의 기질이나 특성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어떤 사회의 구성원들은 만족의 기질로 회귀하는 속성을 갖고 있다.

첫째, 우리 민족은 분파적인 성향이 강하다. 한국인은 개개인으로 보면 참으로 똑똑하지만, 합치면 힘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

둘째, 한국인은 관념적인 성향이 강하다. 여기서 관념적인 성향은 “마땅히 그러해야 한다”는 당위를 중시하고 현실, 즉 “실제도 어떠하다”는 것은 별로 고려하지 않는 성향을 말한다.

셋째, 한국인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가치의 토대는 허약하다.
넷째, 한국인은 이성이나 논리보다 감성적이다.

다섯째, 한국인은 축적보다는 순발력에 강하다. 우리 사회에서는 어떤 일에 깊이 파고드는 것을 그렇게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
여섯째, 양반 의식이나 유사 양반 의식이 계속되고 있다.

구조적인 문제들에 대한 현명한 대응책들이 지체되면서 우리 사회에는 앞날에 대한 비관과 체념이 빠르게 확산되겠지만, 지나친 비관론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설령 우리가 예상치 못한 일을 겪는 일이 있더라도 그것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일 뿐이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발칙하다고 할 만큼 큰 상상력을 발휘하는 일이다. 우리가 겪는 현재의 어려움은 자원의 부족이 아니라 상상력의 부재 때문이다.

무엇이 잘못된 줄 알면서도 이를 반전시킬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일은 있을 수 없다.